성탄절 인사

2020.12.18 06:57

김길현 조회 수:611

사랑하는 성도님, 어디에 계시든 늘 강건하심을 기원합니다.

 

Covid-19으로 말미암아 성탄절이 예전 같은 모습이 아니라 아쉬움이 없지 않는 해입니다. 그러고 보면 “예배를 함께 드린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를 새삼 깨닫게 됨은 예기치 못한 은혜라 하겠지요. 많은 일들이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는 새롭게 타오르는 불씨를 봅니다. 잠시 멈춘 걸음이지만 다음의 도약걸음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지요.

 

사실 오래 전부터 하나님을 사모하는 자는 일상의 많은 일 사이에 잠깐 멈추는 일을 소중하게 생각해 왔다고 합니다. 그것은 주어진 일들을 기계적으로 단순하게 “해 치우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의 본질적 가치와 또 수행하는 자신에 대해 눈길을 돌리는 일이지요. 그것은 모든 일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이요, 또 하나님이 모든 복의 근원임을 상기시키는 시간입니다. 그것은 또한 주어진 모든 일에 자신을 온전히 드리기 위함입니다.

건축노동자가 건축공사장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잠깐 멈추어 자신을 드리는 순간을 가진다면, 그 공사장의 일은 훌륭한 창조행위가 됩니다. 화원에서 일하는 사람이 꽃을 자르기 전에 먼저 자신을 내어 드린다면, 그 꽃은 귀한 생명체가 됩니다. 전화를 받기 전에 잠깐 멈춘다면, 전화 저편에 있는 사람이 누구든 간에 그 상대방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잠깐의 멈춤이 우리의 모든 일상에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공간을 마련해드리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여정의 모든 변곡점에서 우리는 잠깐 멈추어 서는 일이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코로나 사태는 많은 불편을 주고 있습니다. 생계를 위협하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그런 한편에, 이 상황은 또한 우리에게 잠깐 멈추어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돌아보아야 할 많은 것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멈추지 못할 때, 하나님께서 멈춤의 시간을 주시는 것일까요?

 

Corona의 공포와 불편함에 짓눌린 Christmas처럼 보이지만, 우리에게는 동시에 잠깐 멈추는 은혜의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이 세상에 구원자로 이 땅에 오신 창조주의 끝없는 사랑과 그 가운데 살아온 우리의 삶을 다시금 돌아보는 귀한 은혜의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보내주신 성원과 기도는 큰 힘과 격려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Merry Christmas!

 

캄보디아 선교사 김길현/원경연 드림